전남 무안공항에서 제주항공 여객기가 추락해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하면서 지상파 방송사들이 당초 예정된 예능 프로그램을 취소하고 뉴스특보 체제로 전환했습니다. 언론단체들이 비극적 참사 앞에서 재난보도준칙을 환기하는 가운데 일부 언론에서 탑승객 명단과 사명자 명단과 나이, 이름 신상 정보를 뉴스 속보로 섣불리 공개했다가 삭제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2024년 12월 29일 오전 9시 3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착륙 중 폭발하며 국내 항공사고 사상 최악의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이번 사고로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 중 단 2명의 생존자가 구조되었고, 나머지 탑승자들은 모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2024년 12월 29일 오전 9시 3분경 제주항공 2216편이 태국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서 출발하여 대한민국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으로 착륙 도중 불명의 이유(사고 원인추정)로 랜딩 기어를 내리지 못해 동체 착륙을 시도하던 중 활주로를 이탈하여 로컬라이저가 설치된 둔덕을 들이받고 기체가 폭발한 항공 사고입니다.
전문가들은 사고 영상을 보고 16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에 대해 △활주로에 특수거품 '폼'을 깔지 않은 이유 △ 대체 활주로를 알아보지 않은 이유 △연료 소진 여부 등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항공우주학과 A교수는 "동체 착륙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공항 측에 준비를 시킨다"며 "소방차는 폼을 활주로에 뿌려 안전하게 비행기가 내려 충격이 덜 가게 한다. 그런 상태도 아닌데 왜 동체 착륙을 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사고기인 HL8088은 2009년 8월 19일에 첫 비행을 한 보잉 737-800 항공기로, 사고 당시 기령은 15년이었습니다. 이 기체는 라이언에어가 출고한 기체로, EI-EFR로 최초 등록되어 2017년 초까지 운용되다가 동년 2월 3일에 제주항공으로 매각되었으며 대한민국 국적 등록번호인 HL8088로 재등록되었습니다.
또, 사고기는 사고 발생 이틀 전인 2024년 12월 27일에 7C8135편으로 운항하며 기내 환자 발생으로 인해 비상사태 코드인 스쿽 7700을 선언해 기존 목적지인 베이징이 아니라 인천국제공항으로 회항한 바 있습니다.
"이제는 살아도 죽어도 문제다"…통곡 가득한 무안공항
사고 현장은 한겨울의 냉기보다 더 차가운 절망으로 가득했습니다. 가족들은 공항 1층에서 이름이 호명될 때마다 슬픔에 무너졌습니다. 자신의 자녀 이름이 불리자 실신하는 이도 있었고, 사망자들의 가족들은 "손 한 번 더 잡아줄 걸..."이라며 통곡했습니다.
특히 희생자 대다수가 가족 단위 여행객으로 확인되어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제주항공 7C2216편 탑승객 중에는 갓난아기와 수능시험을 마친 고등학생, 퇴직 후 첫 해외여행에 나섰던 이들까지 있었습니다. 유족들은 "가족과 함께했던 마지막 시간을 더 소중히 했어야 했다"며 자책과 슬픔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조선일보의 희생자 명단 공개 논란
한편, 사고 직후 조선일보가 탑승객 175명의 이름, 나이, 성별, 국적 등이 포함된 명단을 무분별하게 공개하며 논란이 일었습니다. 해당 기사는 곧 삭제되었으나, 개인정보가 담긴 명단 공개로 유족들의 2차 피해를 초래했다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조선일보는 과거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 공개에 대해 "불법"이라며 강하게 비판한 바 있어 이번 사건에서의 태도는 심각한 모순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특히 제주항공은 올해 초부터 방콕 노선을 증편해왔으며, 성수기 기간 중 비슷한 사고 위험을 알지 못한 채 운영해왔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어디 갔니 내 새끼, 얼마나 뜨겁고 아팠을까…" 무안공항의 통곡
29일 전남 무안공항엔 사고 비행기 탑승객 가족들이 가족의 신원 확인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가족의 신원 확인을 기다리는 가족들은 곳곳에서 "내 새끼 어떻게 해" "어떻게 이렇게 떠날 수 있어" 하며 통곡했습니다.
제주항공 7C2216편의 탑승객 명단을 보면 대다수는 같은 성을 가진 일가족 단위 승객들이었습니다. 2010년대 출생자, 올해 수능시험에 응시한 2005년생 탑승객도 있었습니다.
무안공항 1층에서는 소방당국에서 신원확인이 된 탑승자의 이름을 호명하기도 했습니다. 자신의 가족의 이름이 호명된 것을 들은 한 가족은 "죽었네... 살았을 줄 알았는데, 죽었네"를 외치며 자리에서 실신했습니다.
사망자 이진성(61)씨의 친누나라고 밝힌 한 여성은 "동생이 올해 퇴직하면서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갔다"며 "평생 고생만 하다가 이제 조금 살만해졌는데, 어떻게 하냐"고 했습니다. 그는 "87세 노모 바로 옆에 살면서 아침·저녁 어머니 식사를 챙기던 동네에서 알아주는 효자였다"며 "우리 엄마도 죽겠네..."라며 가슴을 부여잡았습니다.
장안숙(59)씨의 아들 조건영(35)씨는 직장 동료와 함께 태국 방콕 여행에 다녀왔다고 합니다. 장씨는 "27D 좌석에 앉았던 아들은 수영을 좋아했었다"며 "일년 내내 열심히 일하고 연말 여행을 다녀오는 중이었다"고 했습니다.
장씨는 "친구들에게 늘 잘하라며 인사를 전하던 아들이었는데..."라고 아들을 떠올리다 이내 오열했습니다. "손 한 번 더 잡아줄걸, 내 새끼, 얼마나 뜨겁고 아팠을까..."
누리꾼들은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많았다니 가슴이 미어진다", "최연소 희생자가 세 살이라니... 너무 슬프다"며 애도의 뜻을 표했습니다. 또한, 항공사와 공항의 안전 관리 부실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사고는 우리 사회가 안전과 책임 의식을 얼마나 간과했는지를 되짚게 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다시는 이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최연소 탑승객은 2021년생 3세 남아, 최연장자는 올해 78세인 1946년생 남성입니다.
다음은 제주항공 7C 2216편 탑승객 명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