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개
워런 가멀리얼 하딩(Warren Gamaliel Harding, 1865~1923)은 미국의 29대 대통령(1921~1923)으로, 혼란스러운 전후 시대에 경제 회복과 내부 개혁을 목표로 대통령직을 수행했습니다. 오하이오주 출신으로, 언론인으로 커리어를 시작한 그는 정치적 연설과 대중과의 소통 능력으로 공화당의 주요 인물로 자리 잡았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전쟁의 후유증과 경제 불황으로 지친 미국인들은 “정상으로의 복귀(Return to Normalcy)”를 주장한 하딩의 메시지에 열광하며 그를 대통령으로 선택했습니다.
하딩의 재임 기간은 2년 남짓으로 짧았지만, 그는 세금 감면, 관세 보호 정책, 경제 성장 촉진 등 여러 정책을 통해 전쟁 후 경제 회복의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행정부는 역사적으로 부패와 스캔들로 얼룩져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습니다. 특히 ‘티포트 돔 스캔들(Teapot Dome Scandal)’은 미국 정치사에서 부패의 상징으로 남아 있습니다.
성장 배경과 정치적 입문
워런 하딩은 1865년 11월 2일, 오하이오주 블룸링그로브에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 그는 농장에서 일하며 자랐고, 14세에 오하이오 센트럴 칼리지에 입학해 신문 편집과 글쓰기 기술을 익혔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훗날 그의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대중 연설에서 빛을 발하게 됩니다.
대학 졸업 후 하딩은 언론계에 입문해 신문사 <마리온 스타(The Marion Star)>를 창간하며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그는 신문을 통해 지역 정치와 경제 문제를 다루며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고, 이를 통해 정치적 기반을 다지기 시작했습니다.
정치적 커리어는 1899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는 오하이오 주의회 의원, 이후 상원의원으로 활동하며 보수적인 경제 정책과 대기업 친화적인 입장을 견지했습니다. 하딩은 대중과의 소통 능력과 온화한 성격으로 많은 지지를 얻었으며, 1920년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로 지명되어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되었습니다. 그의 당선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국민들이 안정을 갈망하며 “정상으로의 복귀”를 약속한 그의 공약에 열광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행정부의 주요 정책과 업적
하딩은 대통령 재임 중 경제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전후 불황과 대규모 실업 문제에 직면해 있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하딩은 세금 감면과 관세 정책을 도입했습니다. 그는 대기업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세율을 낮추고 기업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했으며, 관세를 높여 국내 산업을 보호했습니다.
하딩 행정부는 또한 정부 예산 관리를 효율화하고자 예산회계법(Budget and Accounting Act, 1921)을 도입했습니다. 이 법안은 연방 예산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체계를 마련했으며, 이는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중요한 재정 정책의 초석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정책은 대기업과 부유층에 유리하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하딩의 세금 감면 정책은 부유층의 세 부담을 줄이는 반면, 서민층에 대한 혜택은 미미하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또한, 그의 행정부는 경제 성장 외에 인종차별 문제나 노동자의 권익 보호에 있어서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행정부와 스캔들: 티포트 돔 사건
하딩의 행정부는 부패와 스캔들로 인해 그의 업적에 큰 그림자를 드리웠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건은 ‘티포트 돔 스캔들(Teapot Dome Scandal)’입니다. 이 사건은 하딩의 내무부 장관 앨버트 팔(Albert Fall)이 국유지 유전에 대한 임대권을 석유 기업에 불법적으로 판매하고 뇌물을 받은 사건입니다. 이 스캔들은 당시 미국 정치사에서 가장 큰 부패 사건으로 기록되었으며, 하딩 행정부의 신뢰를 크게 실추시켰습니다.
하딩 자신이 직접 부패에 연루되었다는 증거는 없었지만, 그는 측근들의 부정을 묵인하거나 통제하지 못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티포트 돔 스캔들 외에도 베테랑 관리국의 부패, 금주법 시행 과정에서의 비리 등 여러 문제가 터져 나오며 그의 행정부는 비난을 받았습니다.
이 스캔들은 하딩의 리더십과 통제력을 의심하게 했으며, 그의 재임 기간이 역사적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주요 요인이 되었습니다. 하딩은 이 스캔들이 완전히 폭로되기 전인 1923년, 임기 중 갑작스럽게 사망했지만, 그의 죽음 이후에도 행정부의 부패 사건들은 계속해서 드러났습니다.
결론
워런 G. 하딩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혼란스러운 시기에 미국 국민들이 안정과 회복을 기대하며 선택한 대통령이었습니다. 그의 “정상으로의 복귀”라는 슬로건은 경제적 안정을 바라는 국민의 바람을 대변했으며, 세금 감면, 관세 인상, 정부 예산 관리 체계 도입 등은 전후 경제 회복의 기틀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하지만 하딩의 행정부는 부패와 스캔들로 인해 미국 역사에서 부정적으로 평가받는 대통령직 중 하나로 남아 있습니다. 특히 티포트 돔 스캔들은 미국 정치사에서 가장 부패한 사건 중 하나로 기록되었으며, 이는 하딩의 리더십과 측근 관리 능력의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하딩은 국민과의 소통 능력과 온화한 리더십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지만, 행정부 내부의 부정부패와 정책적 한계는 그의 업적을 퇴색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오늘날 그의 대통령직은 ‘교훈적인 실패’로 평가되며, 리더십의 중요성과 부패에 대한 엄격한 통제를 강조하는 사례로 남아 있습니다.
워런 하딩의 짧은 재임 기간은 미국 정치사에서 논쟁적인 순간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그의 유산은 여전히 미국 역사 연구자들 사이에서 중요한 주제로 다뤄지고 있습니다.